학교 앞에는 각종 포장마차 푸드트럭 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나는 매번 지나쳤었고, 지난 학기에는 친구와 함께 염통꼬치나 붕어빵 정도를 사먹었을 뿐이다.
기숙사에서 밥을 주다보니 괜히 돈쓰는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길거리 음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 더 컸다.
무단으로 보도블럭까지 올라와서 자동차를 대놓고 현금만 받는 장사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불법과 탈세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까지 생각했다.
주변에 멀쩡히 월세내며 세금내는 사람들의 상권을 보장받기위해서라도 그런 불법길거리음식은 소비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내가 푸드트럭에서 파는 즉석초밥을 사먹게 된 이유에는 기숙사 직원분들이 수목토아파트에 가끔 출몰하는 스시파는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푸드트럭의 이름은 스시랑카.
이름도 재밌다.
푸드트럭에서 스시를 파니까 스시랑 카.
초밥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한데다가 이야기까지 들은 스시랑카를 보고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
차량은 보도를 침범하지 않고, 도로 갓길에 주차를 해두었다. 그리고 자동차 앞에는 간이테이블을 두어서 먹고갈수도 있게 해놓았다.
30대 후반 내지 40대 초반의 부부가 위생모에 위생장갑을 끼고 초밥을 만들고 있었다.
메뉴를 대략 살펴보고 나서 연어초밥을 주문했다.
카드로 계산해도 되냐고 무심결에 물었는데, 놀랍게도 카드가 되는 푸드트럭이었다. 단, 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붙었지만.
그래서 3종류 13조각 초밥을 주문했다.
생연어, 생새우, 장어
락교나 생강은 없었지만 국물과 간장 그리고 와사비까지 들어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초밥은 마트초밥을 훨씬 뛰어넘어서 부페초밥보다 괜찮은 수준이었다. 솔직히 허접한 연어초밥집보다 나을 수준이다.
새우의 신선도도 뛰어났다.
단, 와사비가 너무 강해서 간장에 조금 덜 풀걸 싶었다.
만원 이상 주문시 도장을 하나씩 찍어주고 10번 찍으면 만원 상품을 하나 제공, 15번 찍으면 1만5천원 상품을 하나 제공하는 쿠폰도 있다.
처음 받을 땐 '뭘 이런 쿠폰을 다..' 했는데 초밥을 먹고 나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도장을 채우는 재미가 생길 것 같다.